캐논의 유래와 캐논 카메라 브랜드
캐논은 일본의 전기광학연구소에서 제작한 첫 카메라 제품인 칸논에서 그 유래가 시작되었다.
이는 원래 불교 서적에 나오는 관음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창업당시에 사명을 칸논으로 사용할 정도로 캐논의 창업주는 독실한 불교 신자였다. 이 유래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캐논 카메라와 렌즈가 마치 대포를 연상시켜 그런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곤 한다. 캐논의 첫 번째 시제품 렌즈의 이름은 카사파인데,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표기된 석가모니 제자의 이름인 가섭을 뜻한다. 성능이 너무 뛰어나서 카메라인데도 불구하고 빛뿐만 아니라 소리까지도 보인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1935년경에 칸논과 비슷한 발음의 캐논으로 브랜드 명을 바꾸게 된다. 이는 칸논이라는 이름의 특성상 불교의 종교적 느낌이 너무 강했기 때문인데, 동양쪽에서 제품 마케팅이나 유통을 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보았으나 서양까지 타겟팅하기에는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캐논의 발음이 칸논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기독교 용어를 내포하는 의미가 있어서 미국 시장이나 유럽 시장에서도 납득할 수 있는 단어라고 판단되어 캐논으로 채택된 것이다.
실제로 캐논사의의 일본어식 발음은 캬논이지만 실제로는 다르게 쓰고 있다. 당시 가나의 표기법으로 문자의 크기를 달리해서 발음 구분을 하는 방식이 쓰이지 않았고 반면에 문맥을 보고 발음을 짐작하는 식이여서 キヤノン이라고 써도 별 문제가 없었다. 외래어의 경우에는 작게 쓰는 가나법이 쓰이긴 했다. 한국어 한자의 경우 단어가 미리 정해져있어서 문맥 유추를 통해 정확한 발음을 할 수 있지만, 외래어들은 앞으로도 새로운 단어가 유입될 수 있고 단어 자체가 최근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발음 구분을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였다. 원래 작은가나를 안쓰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이것이 현재에는 가나의 크기를 발음에 따라 구분하고 , 공문서나 법률 문서에서도 작은 가나를 써주는 것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캐논은 고집스럽게도 과거에 사용하던 표기를 지키고 발음만 캬논이라고 읽는 관행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관행에 뭔가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지만 생각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글자를 세로쓰기로 할 경우에 글자의 왼쪽에 빈 공간이 생겨 허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캐논 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이것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열람이 불가능 할 경우 수집되거나 보존된 문서를 참고하면 된다. 캐논 뿐만 아니라 샤치하타 등의 많은 회사들도 동일한 이유로 요음 표기를 잘 하지 않고 있다.
캐논은 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카메라를 만들기 시작한 니콘보다 앞서 카메라를 만들었다. 니콘의 기업역사가 더 길기 때문에 처음에는 캐논에서 니콘의 렌즈를 가져다가 썼다. 반대로 니콘에서는 캐논의 바디를 가져다 쓰는 협력관계 였다. 그러나 니콘이 카메라를 자체 생산하게 되면서 캐논은 니콘과 펜탁스에의해 업계 3인자로 밀려나게 되었고, FD렌즈를 출시해 잠깐 각광받던 때도 있었지만 디지털 카메라 시대가 오기 전까지는 니콘과 펜탁스에 눌려서 지내야 했다. 그렇게 막대한 부채에 눌려 지내다가 삼성전자에서 분광장비 제작 업체를 수주할 때 타 업체들에 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캐논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자금을 바탕으로 여러 카메라 회사를 누르고 업계 1인자의 자리에 올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본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니콘에게 시장점유율이 밀리고 있다. 전문가용 DSLR 시장에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다시 니콘에 의해 역전당했다. 펜탁스, 니콘, 그리고 소니 등의 다른 광학 회사들이 치고 나가기 시작했는데 캐논은 여전히 보수적이라는 평이다. 새로운 렌즈를 잘 개발하지 않고, 기존 렌즈의 리뉴얼에 그친다는 비판이 있었다. 2014년에는 캐논과 니콘이 점점 밀리는 상황이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는 말대로 업계 1위의 지위를 유지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문제는 없어 보이나, 이런 저런 면에서 성능의 격차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이를테면 이미지 센서가 있다. 이 경우 초기 캐논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 중 하나였으나, 2005년에 도입된 500nm 반도체 공정을 2015년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250nm, 180nm, 90nm 등으로 개선되고 있는 타사 센서들에 비해 당연히 다이나믹 레인지 등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를 사골센서라고 부르며 비판하는 것도 몇 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이후 소니 등의 센서에 대한 성능격차는 몇 년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카메라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성능이나 품질이 다른 카메라들에 비해 앞선다기보다는 업계와 시장에 깔려 있는 장비들과 호환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렌즈를 많이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다른 기업의 카메라로 갈아타는 일은 상당히 고민스러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카메라 하면 캐논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소니가 니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왔고 아무래도 무게나 부피가 작은 소니의 미러리스로 넘어가는 유저들이 많기 때문에 캐논에서도 이 점에 신경을 쓰고 있다. 라이브뷰 성능과 미러리스 라인업 자체를 강화시키는 동시에 고화소 대응을 위해 렌즈들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캐논은 개인 소비자용 카메라보다는 기업과 기업사이에 이루어지는 거래분야에 특화되어 있다. 촬영이나 영상기기 분야에서도 개인 용도가 아니라 실시간 촬영과 전송을 하고 보안이나 감시 등 빅데이터 수집을 위한 산업용 네트워크 카메라, 영화나 방송 촬영용 전문장비 같은 고수익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영상촬영기기 뿐만 아니라 복합기나 프린터로 대표되는 사무용 기기 시장에서도 세계 수위권을 다투고 있고, 디스플레이 장비에서는 여전히 독점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품목인 의료기기 시장에서도 도시바의 관련 사업부를 약 6조원에 인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사실 전체 회사 규모로만 따지면 카메라가 주력인 니콘과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거대 복합기업인 셈이다. 물론 니콘이 미쓰비시 계열이기 때문에 모기업까지 전부 포함했을 경우에는 니콘쪽이 더 크다. 광학 및 사무기기에서는 세계 최고의 점유율과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영업 순이익도 일본 내 5위 안에 드는 여전히 견실한 기업이다. 대한민국에서는 사무기기 부문의 경우 롯데그룹과 합작한 롯데 캐논이라는 이름으로 진출했으며, 카메라 부문에는 LG상사가 정식 수입 후 금성캐논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형태로 진출했다. 일본 캐논 본사에서 대한민국 법인을 세우고 직판 체제를 갖추자, LG상사는 이듬해 6월 계약만료를 앞둔 상태에서 캐논 디지털 카메라 판매 사업을 접고 캐논코리아에 완전히 넘겼다. 2006년에 각 사업부문이 캐논 코리아 비즈니스 솔루션즈와 캐논 코리아 컨슈머 이미징, 캐논 세미컨덕터 엔지니어링 코리아로 전환되었다. 다만, 캐논코리아 BS는 현재도 롯데그룹이 지분을 갖고 있다.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의 경우 롯데의 지분이 49%, 캐논의 지분이 51%로 인사는 롯데그룹에서 담당하고 경영은 캐논에서 하는 괴이한 구조로 운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접하는 캐논코리아는 사실상 둘로 나눠서 운영되며 애초에 서비스 센터의 영역도 다르다. 카메라 관련인 캐논코리아 컨슈머 이미징의 경우 본사 직원 자체가 얼마되지 않을 정도. 캐논이라는 브랜드가 큰 기업이라는 인식 탓에 카메라를 구매할 때에는 도움이 되지만 추후 서비스에서는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당장 서비스 센터만 놓고 봐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광역시별로 센터는 단 1개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