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의 게임 아이디는 SLayerS_'BoxeR'이다. 길드를 만들려다가 무산되어서 길드원 같은 아이디가 되었다고 한다. 유난히 사칭 아이디가 많이 돌았던 프로게이머이기도 하다. 그가 데뷔할 때 테란은 하수와 고수의 격차가 극명한 시절이었다. 리플레이가 없던 시절이었기에 테란은 암울하다는 이야기가 일반 유저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떠돌았다. 특히 브루드 워 1.07 패치 초중반까지는 테란이 완전 죽을 쑤던 시기였는데, 저그에게는 9드론 6저글링 빌드 이후 이어지는 패스트 러커를 못 막아서 GG를 치고, 프로토스에게는 패스트 다크템플러를 못 막아서 GG를 치던 그야말로 동네 북 신세였다. 당시 임요환은 프로토스 유저였으며, 셔틀, 리버 아케이드가 리버가 셔틀에서 내린 후 바로 스캐럽을 발사하던 것이 딜레이 후 발사되는 너프를 받고 테란이 상향을 받게되자 테란으로 종족을 갈아타고 SLayerS_'BoxeR'라는 아이디로 프로데뷔를 하게 된다.
임요환이 전성기였던 시절은 게임큐 우승, 코크배와 KPGA 투어 1차 리그 우승, 한빛 소프트배 스타리그 우승, WCG 2001 우승 시절이라고 볼 수 있다. 테란대 저그전에 있어서 임요환은 김정민류의 '한방 병력 괴멸에 이은 순회공연' 방식 대신 드랍십을 이용한 자원줄 타격과 빠른 압박으로 경이적인 저그 학살자로 등극했으며, 테란 대 테란전에서는 골리앗과 드랍십을 주력으로 동시대 테란 게이머들에게 우위를 점했다. 코카콜라 스타리그 당시에 그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1.08 패치가 이루어졌는데 드랍쉽 이동 속도가 상향되었다. 즉 '호랑이에게 날개를 단 격'이 되어버렸다. 테란 대 프로토스전에서 그가 약점을 보였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전성기의 그는 대 프로토스전에서 대단히 강력했다. 김대건의 메카닉, 임요환의 바이오닉 같은 이야기가 팬들 사이에서 떠돌아서 그렇지 임요환은 메카닉도 강했는데 이는 원팩 더블커맨드 빌드에 기인한 것이었다. 앞마당 확장으로 패러다임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제시된 원팩 더블을 임요환은 기가 막히게 활용했고, 한때 프로토스전에서도 강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한빛 소프트배 스타리그 우승 직후 임요환은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 이 시절의 팀은 단순히 '연습 상대 구하기 쉬우라고 만든 클랜' 정도의 개념이었으며, 감독은 매니저 정도의 개념이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이전의 임요환도 게임계에서 어느 정도 유명 인사였지만,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우승 이후다. 인지도가 급격히 오른 임요환은 PC방 행사를 포함해 여러 행사를 돌았다. 이후 온게임넷 코카콜라배 스타리그에서 홍진호를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 코카콜라배와 같은 시기 진행된 WCG 스타크래프트 국가대표 선발전을 10승 무패로 진출하여 2001 WCG를 10승 무패로 전승 우승하게된다. 그후 2002 WCG를 우승하며 WCG 스타크래프트 부문 유일한 2연속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다.
2001 SKY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온게임넷 스타리그 3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하지만 김동수에게 2:3으로 분패하고, 준우승을 기록한다. 최강의 자리는 이윤열에게 물려주며 내려온다. 이 시점에서 임요환은 이미 올드, 좋게 봐줘도 중견급 게이머였다. 라이벌이 홍진호라는 것 때문에 다들 잊고 있는 사실이지만, 임요환은 홍진호, 이윤열보다 한 세대에서 반 세대 선배급으로, 오히려 강도경, 김동수와 더 가까운 세대다. 1.5세대 하지만 임요환은 여기서 끝난 것은 아니었으며, 어느 정도 기량을 회복한 임요환은 적어도 2003년까지는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상위권 테란으로 군림했었다. 저그전, 테란전은 여전히 극강이어서 한창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이윤열을 KT-KTEC 위너스 챔피언십 4강에서 꺾은 적도 있다. 하지만 토스전에서 약점을 보였는데, 이는 임요환의 토스전 전술적 능력이 시대에 점점 뒤쳐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기 자주 양대리그에서 만났던 강민은 거의 천적 수준으로 중요한 고비마다 임요환을 이겨서 임요환에게는 거의 저승 사자나 다름없는 존재였다.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한빛소프트배 스타리그부터 마이큐브 스타리그가 시작되기 전까지 약 2년 8개월 동안 저그전 34승 9패, 승률 79.1%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온게임넷 저그전 성적이 55승 21패(승률 72.4%)였다. 온게임넷 108승 중 절반에 가까운 55승 가량을 저그전으로 쌓은 것. 과연 저그 학살자 전성기 시절만 해도 박성준과 마재윤이전까지는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저그 플레이어는 홍진호 뿐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저그를 학살하고 다녔었다.
방송에서 많은 전략을 선보였고, 스타크래프트 2로 전환할 당시까지도 허를 찌르는 전략을 주력으로 많이 들고 나왔다. 아래에도 후술되어 있지만, 200이 꽉 찬 상태에서 건설 로봇을 버리고 지게 로봇으로 땜빵하는 전술과 바이킹 뭉치기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바이킹 뭉치기는 블리자드의 빠른 패치로 없어졌지만 지게 로봇은 그 이후 테란들의 장기전 기본 스킬이 된 정도로 영향을 끼쳤다. 그야말로 날빌의 선구자. 다만 임요환의 빌드는 이후 '날림 빌드'을 넘어서 '정석 초반 러쉬'로 편입되는 경우나, 기존에 버림받던 유닛들이 테란의 빛으로 대두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이러한 예로는 그의 마이크로 컨트롤을 통한 견제에 활용되었던 벌처(이건 임요환만의 공은 아니지만), 드랍십 등이 잘 알려져 있지만, 골리앗 등의 유닛도 그의 공을 입었다. 임요환이 골리앗을 활용하기 전까지 골리앗은 그저 걸어다니는 터렛이었다. 임요환이 골리앗을 사용한 후에 바로 패치된 탓도 있긴 하지만, 그는 골리앗의 아버지라 불릴 만한 존재이다.
빌드나 가격, 제대로 활약할 수 있는 타이밍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유닛이나 유닛 스펠도 고집스럽게 사용하여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고스트의 락다운과 사이언스 베슬의 디펜시브 매트릭스. 고스트의 경우 생산 조건이 몹시 까다롭고, 그런 까다로움을 감수하고 생산을 하더라도 크게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유닛이다. 그러나 이를 고집스럽게 뽑아 락다운의 긴 사거리를 이용해 적의 시즈 탱크를 무력화하거나, 리콜하러 오는 아비터에 대한 방어, 캐리어나 리버 등의 고급 기계 유닛을 묶어놓는 등. 스스로 고집스럽게 고스트를 잘 써먹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핵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사이언스 베슬의 EMP의 지원을 받고 넥서스를 한방에 깨버리는 임요환의 플레이는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사이언스 베슬의 경우에는 대 프로토스 전에서는 EMP의 중요성, 대 저그전에서는 이레디에잇이 가지는 저그 고급 유닛의 저격의 위상으로 그렇게 까지 선호되는 유닛 스펠은 아니었으나 임요환은 이것도 꽤 유용하게 써먹었다. 디펜시브 매트릭스를 사용한 마린 한 마리가 럴커들의 어그로를 끄는 사이 다른 마린들이 럴커를 처리한다든가, 드랍가는 드랍십에 따라붙어 적진에 상륙한 병력에 디펜시브를 걸어 오랫동안 귀찮게 한다든지. 이레디에잇을 안 쓴 것도 아니었고 본인 역시 성동격서 식으로 베슬의 지우개를 밀어넣는 전략도 선호했으나, 디펜시브 매트릭스는 그의 미세한 단일 유닛 컨트롤과 맞물려 다른 프로게이머들보다 화려하게 사용되었다. 이는 이후 후대 게이머들이 한방 전투에서 집중 공격을 받는 탱크에 디펜시브를 걸어 화력 지원을 해주는 식으로 응용해서 제법 유용하게 써먹는 계기가 됐다.
소수 유닛에 대한 마이크로 컨트롤이 2006년 이후의 택뱅리쌍 시대 이전까지 스타크래프트 역사상 최고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매우 뛰어났었다. 드랍십 컨트롤은 임요환의 드랍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심지어 팬 카페의 이름도 '임요환님의 드랍십이닷-_-'이며 임요환이 운영하는 PC방 이름 역시 '임요환의 드랍십'이다. 이른바 '드랍동', 초기 게이머들의 팬 카페를 ~동으로 칭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진호동', '정석동' 같이 이름이 아닌 별명으로 불린 팬 카페는 그의 것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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